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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사설

경제 비관론 뚫고 나온 강한 주가 상승에 주목한다

MJSon 2017. 2. 1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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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새해 들어서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주변에 온통 경제 비관론이 판을 치는 요즘이지만 주식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비교적 꿋꿋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확정되던 날인 지난해 11월9일 장중 한때 1931.07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는 이후 12월 들어 급반등, 한 달 새 3.4% 오른 후 어제는 2040선을 넘어서는 강세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지난해 12월에만 6% 가까이 급등하는 등 상승세다.

‘경제가 최악’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이들은 최근 주가 상승세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증시 호조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주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너무도 다양하다. 글로벌 시장 상황, 경제성장률, 환율, 금리, 물가상승률 등 거시 지표는 물론 무엇보다 개별 기업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치불안이나 불확실성, 지정학적 요인 등 경제 외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시계열적으로는 과거 경기지표를 포함, 현재 및 앞으로의 경제전망 역시 중요하다.

최근 주가 상승세의 가장 중요한 배경 역시 기업 실적 호전이다. 선도종목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전분기 대비 8.8% 늘어난 52조원의 매출과 64%나 급증한 8조5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증권사들은 추정하고 있다. 반도체 가격 상승과 판매량 증가로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충격을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이다. 

저유가로 정유사들은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다. 철강 화학 업종은 중국의 과잉생산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고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친 조선 업종의 턴어라운드도 기대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같은 실적 호조 결과 200개 주요 상장사의 2016년 순이익이 사상 처음 1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두 어렵다고 하지만 수년간에 걸친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혁신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이 크게 향상된 다음해에 주가가 ‘레벨 업’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들어 올해 주가가 박스권을 탈출할 것이라는 강한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1850~2100에서 5년여간 갇혀 있던 코스피지수가 상단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외 여건도 비교적 우호적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당선을 계기로 급등세로 돌아선 미국 증시는 그 자체로 국내 증시에도 호재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인 점도 그동안 채권에 몰렸던 투자자금을 주식시장으로 환원시키고 있다. 지난해 말 단행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증시에 꼭 악재만은 아니다.

 

국내 경제의 전체상이 어려운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주가는 경기에 선행하는 속성이 있다. 트럼프 당선 후 부정적 분위기가 급속히 호전된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 증시 호황이 지속되면 기업 자금조달이 쉬워지고 이는 투자확대와 경기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 3년 연속 2%대 저성장을 기정사실화하며 의기소침한 요즘, 주가가 보내는 일말의 긍정적 신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는 비관적일지 모르지만 미래의 신호는 이미 바뀌고 있는지도 모른다.